한 분야의 전문가보다 멀티 플레이어가 ‘능력자’로 칭송받는 세상이다. 인테리어라고 다를까. 본래 용도에만 충실한 가구는 클래식하지만 진부하고, 우아하지만 뻔하다. 누구 하나 서있을 틈을 내주지 않는, 예술품을 값져 보이게 만드는 마법의 가구 ‘스툴(Stool)’을 소개한다. 스툴은 등받이와 팔걸이가 없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의자와 구분된다. 17세기의 전형적인 잉글리시 오크 조인트 스툴은 나무를 톱질할 때 사용하는 외다리 지지대였다. 과거 보조 의자 정도로 여겨진 이 물건이 원형, 사각형을 넘어 기상천외한 디자인으로 재해석되며, 다양한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툴의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서양의 초기 형태 목가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오래전 이집트에서는 X자형의 목재 다리를 연결해 가죽이나 천을 덧댄 의자를 제작했다. 당시 스툴의 원형은 접이용과 고정된 것 크게 두 종류로 구분했는데, 아직까지도 이런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 접이식의 경우 일반적으로 다리와 평행하게 시트를 회전시킴으로써 휴대가 간편하고 콤팩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프리카 가나공화국의 아샨티 왕국에는 국왕의 신성함을 기리는 황금의자(Golden Stool)가 있었다. 금 자원이 풍부해 ‘황금의 나라’로 불리던 아샨티는 19세기 말 말라리아 특효약이 발견되면서 아프리카 풍토병을 두려워하던 유럽인들에게 내지의 길을 열어주었다. ‘막강한 파워를 가진 스툴’ 하나로 벌어진 영국 아프리카 부대와 아샨티 부족의 충돌은 1823년 결국 전쟁으로 비화되기 이르렀다.
최근엔 등받이를 탑재한 스툴을 흔히 볼 수 있다. 등받이는 스툴에서 의자로 발전하는 중간 단계를 의미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툴의 사이즈가 비대해지면서 더 큰 지지대와 수평형 안락의자의 디자인이 탄생했다. 스툴의 등받이는 1900년경 바우하우스(Bauhaus)에서 마르켈 브로이어(Marcel Breuer)가 작업한 벤트우드, 구부러진 강철 튜브와 같은 현대적인 재료가 출현함과 동시에 개발되었다.
현대의 스툴은 카운터용 높은 좌석인 바(Bar) 의자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상업 공간에서는 바닥에 고정된 상태로 디자인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등받이와 팔 지지대가 없는 가정용 스툴은 장시간 착석 시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때문에 사용자의 우선순위에 따라 소재와 셰이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필요한 장소에서 요긴하게 사용되며 간이의자, 장식품이나 화분 받침대, 거실 코너의 콘솔과 티테이블로 사용할 수 있는 팔색조, 스툴의 노력은 끝이 없다.
스툴, 내 공간을 빛나게 하는 멀티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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